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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선거

여론조사의 함정

by 아잘 2014. 5. 19.

 

http://www.dailian.co.kr/news/view/437973

 

응답률 5%에 신뢰수준 95%? 여론조사의 함정
같은 지역구 다른 조사결과 이유는 조사단가 절감 위한 표본 축소
 
등록 : 2014-05-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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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jyk@dailian.co.kr)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 정확성이 결여된 여론조사 결과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texasclimatenews.org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 정확성이 결여된 여론조사 결과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방언론사가 영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기초단체장 여론조사 중에는 조사기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거나,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20%p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조사단가 절감을 위한 표본 축소다. 일반적인 여론조사 비용은 표본 1개당 1만4000~1만6000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표본 구입비용과 전화요원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전화요금, 컴퓨터 구입비와 전산 처리비용 등을 모두 합해 표본 수로 나눈 수치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5~8% 내외다. 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상 한계 때문에, 응답률이 13%가 넘어가면 신뢰성이 떨어지는 조사로 분류된다. 응답률을 5%라고 가정하면 1000개의 샘플을 얻기 위해서는 2만통의 전화를 돌려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3억원 내외다.

하지만, 언론사에서 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때 지불하는 표본 단가는 적게는 5000~8000원, 심지어는 무료 조사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기관이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에 활용했던 표본을 ‘재탕’하거나, 다른 비용을 줄여야 한다. 조사의 정확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국내 기관에서 활용하는 할당표집도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중요한 원인이다. 이 방식은 표본의 성별·연령·지역별 할당량만 맞추면 된다. 가령 점심시간에 조사가 실시된다면, 표본은 성별·연령·직업별로 고르게 할당됐더라도 집에서 식사를 하는 전업주부나 고령층의 응답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늦은 저녁이나 주말에 조사가 진행되면 직장인과 학생의 응답률이 높아진다. 시간대를 활용해 얼마든지 조사 결과를 끼워 맞출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과 응답자의 인구 구성비를 맞춰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50~60대의 응답률이 높다”며 “50~60대 응답자 수가 어느 정도 찼다면 20~30대 응답자가 확보될 때까지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표본 수와 조사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결국 조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할당된 표본 범위에서만 전화를 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여론조사기관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단가 1만원이 넘는 데이터를 공짜로 넘기고, 5000~8000원에 넘길 수 있겠느냐”면서 “실제 그 가격에 거래됐다면 데이터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한 언론사가 최근 모 기관에 의뢰에 실시한 충남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총 1만3117명의 대상 중 660명(17.1%)만 전화를 받았다. 일반적인 여론조사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응답자의 연령을 보면 50대에서 151명이 답한 데 반해, 30대는 65명만 답했다. 실제 인구는 30대와 50대가 비슷하다.

여기에 표본으로 활용되는 휴대전화와 집전화의 비중도 실제 표심을 왜곡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역번호가 확인되는 KT 집전화와 달리, 인터넷전화와 휴대전화는 전화를 걸어봐야 응답자의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표본은 대부분 ‘비적격’으로 분류된다. 집전화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집전화 응답자가 대부분 전업주부나 퇴직 이후의 고령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방식의 조사 결과는 실제 투표 결과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로 광주에 사는 20대 여성을 찾으려면, 실제 광주에 사는 20대 여성과 통화가 될 때까지 전화를 돌려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표본과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결국 실제 표심과 일치하는 조사 결과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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