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신도들이 점점 광신도로 돌변하고 있다. 유권자는 적과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30%의 적군, 30%의 아군, 그리고 40%의 유동층으로 구성되어있다. 어느 한 쪽이 극단으로 치달을 수록 유동층은 이탈한다. 나꼼수 신도들은 흩어졌던 진보진영의 세를 규합하여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주춧돌이 되었다. 또한 지금의 상황대로라면 4월 총선에서도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하지만 대선은 다르다. 두 번의 승리 이후,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의 연이은 승리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고 40%의 유동층 중 다수는 이에 부응할 것이다. 총선 이후에 MB와의 차별을 선언한 후 쇄신을 기치로 재창당한 보수진영이 보수 언론과 함께 전략적으로 가장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상대는 극단으로 치달은 진보다. 앞장 서 개혁을 위해 전선에서 몸바쳐 싸우는 이들은 진보의 영웅이지만, 보수에겐 공격의 대상이고, 유동층에게는 부담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진보는 대선승리를 위해 균형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진중권이 입진보는 맞다. 그가 현 정세에서 상대적으로 나꼼수의 역할을 비하하는 것은 나도 공감할 수 없다. 하지만 전쟁은 돌격대장과 전우애로만 승리할 수는 없다. 원칙과 이성 그리고 희생을 감수한 자기비판이 가능해야 중심을 잃지 않고, 전략적으로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다. 현재 진보진영의 돌격대장의 역할은 나꼼수가 하고 있고, 자기비판의 역할은 진중권이 하고 있다. 여태껏 나꼼수의 열정이 옳았지만,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더 크게 승리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진중권이 말하는 이성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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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1/09/6727895.html?cloc=nnc
나꼼수 팬들 ‘입진보 진중권’ 공격에 진씨 “생각 다르면 다 가카 지킴이냐”
[중앙일보]입력 2012.01.09 00:00 / 수정 2012.01.09 01:262박3일 트위터 논전
트위터에서 오간 진중권씨와 나꼼수 지지자 글.
진보적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열혈 지지자들이 6~8일 트위터에서 ‘일전(一戰)’을 치렀다. 논쟁은 한 트위터 사용자가 진씨에게 “BBK에 대해선 누구 말이 맞나. (나꼼수에서 주장한) 정봉주 말이 맞나 아니면 이명박이 맞나”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진씨가 “MB가 주가조작에까지 관여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적자 나꼼수 지지자들은 “입진보(입으로만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가 뭔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진중권의 트윗을 보면 된다”며 대거 공격에 나섰다. 이에 진씨는 “정식으로 논쟁을 할까 한다. 제대로 상대해드리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다음은 논쟁 일부.
▶트위터리안A=“나꼼수가 없었으면 지금 한나라당이나 MB나 이렇게 쫄 수 있었겠나.”
▶진씨=“나꼼수는 그냥 시사 개그 프로그램으로 즐겨라. 그걸 통해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 참여도가 높아진다면 그걸로 이미 나꼼수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거다.”
▶트위터리안B=“(주가조작에 이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심증을 가지게끔 하는 증거’들은 있지 않나.”
▶진씨=“심증만으로 처벌하나. 누가 님이 도둑질했다는 심증만 갖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면 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
특히 진씨는 “시나리오는 그냥 하나의 시나리오로 듣고 즐기고 끝나면 될 일. 그걸 실체적 진리로 만들어 신념화하고, 그걸로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어이 ‘가카(각하·이 대통령 지칭) 지킴이’로 만들어 놓는 사람들. 제 정신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우리가 전지적 시점을 갖지 않은 이상, 모든 사건에는 설명되지 않는 구멍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구멍을 상상력으로 메워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노는 것이 문자문화와 구별되는 디지털시대 고유한 특성”이라며 “다만 그게 하나의 ‘놀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죠. 그걸 절대적으로 믿을 경우, 애먼(애꿎은)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가상의 광신도가 된다”고도 했다.
진씨는 내년 총선·대선과 관련, “(총선은) 아마 한나라당이 질 거다. 하지만 총선 이후엔 경계심리가 발동할 수 있다. 거기에 한나라당이 혁신에 성공하고, 민주당의 구태와 나꼼수의 오버가 계속되면 안심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또 “누군가 선동을 한다면 일단 그 사람을 의심하라. 열정을 위해 논리를 버리지 말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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