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고승덕의원의 돈봉투 폭로가 이런 이유에서라면, 이 중요한 시국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런 유아적 발상에 고승덕에 붙어있는 그 명석한 머리가 너무 아깝다. 역시 신은 공평한 것인지... 하지만, 사실 고승덕 의원의 이 폭로가 현재 디도스 부정선거와 정봉주 수감으로 인한 BBK문제 재논의를 가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획적 폭로의 여지도 많다고 본다. 게다가 서초을이 현재 수치를 감안했을 때, 어느 한나라당 의원보다 고승덕의원의 승리가 예상되는 곳이라 재공천의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기초해보면, 이 폭로는 고승덕이 오히려 친이계인 박희태 의장의 정치적 목숨을 전리품으로 친박계로 갈아타려는 기획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하여튼, 결과적으로 고승덕의 이 폭로는 고승덕 개인에게나 한나라당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개인적으로야, 왜 이제서야 이 사건을 얘기하냐는 욕을 약간 먹긴 했을지라도, 지역구의 잠재적 정적의 부상을 저지하고, 친이계에서 자연스럽게 친박계로 넘어가면서 돈 돌려준 내부고발자라는 쇄신의 이미지도 보여주었으니 잃은 것 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보여진다. 게다가 진보진영의 돈봉투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한나라당의 전대비리가 정치권 전체의 비리로 옮아가면서 물타기가 되었다는 사실에다가 덧붙여, 이 돈봉투 폭풍이 디도스 부정선거와 BBK재조명까지 휩쓸어 버렸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고승덕의원의 폭로는 결과론적으로 매우 적절한 전략이 되어버린 셈이다.
식상하지만 어쨋든 이 사건을 계기로 각 정당의 전당대회도 선관위의 감시가 철저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더불어 디도스 부정선거와 BBK재논의는 잊지말고 끈질기게 진상파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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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돈봉투 폭로 알고보니, 박희태 친척이…
[중앙일보]입력 2012.01.10 00:00 / 수정 2012.01.10 10:22박 전 구청장 6일 출판기념회
박 의장 축사 예정했다 없던 일로
고 의원 “특정인 겨냥 폭로 아니다”
박 “문제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고승덕 의원(왼쪽)과 박희태 국회의장
박 의장의 먼 친척에 고향(남해) 후배인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을에 출마하려고 하자 고 의원이 폭로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서초을 공천을 둘러싼 두 사람의 신경전은 오래 전부터 불거졌었다. 지난해 7월 우면산 산사태로 지역 민심이 나빠지자 박 전 구청장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 의원을 ‘K의원’이라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약 두 달에 걸쳐 “피해 지역 의원은 ‘서울시가 예산을 주지 않았다’며 서울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수해복구 비용을 모두 확보했으니 안심하라는 엉터리 문자만 남긴다” “평소엔 서초구청 일에 온갖 관여를 하다 우면산 산사태의 책임 문제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초을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박 의장은 그런 박 전 구청장의 ‘후견인’ 격이었다.
박성중 전 구청장
고 의원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이 고 의원의 공천과 연관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최근 종편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자가 내가 쓴 칼럼을 보다가 돌발적으로 ‘칼럼에 나온 내용이 맞느냐. 돈 준 분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도 ‘특정인을 겨냥한 칼럼이 아니니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며 공천 문제 때문에 돈봉투 사건이 공개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 전 구청장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 의원과 관련한 문제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조현숙·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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