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22일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방송된 ‘뉴스쇼 판’을 통해 ‘5·18 북한군 개입설’을 전면 부정했다. 단순 사과방송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보도했던 내용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TV조선이 5.18 왜곡보도의 당사자임에도 불구, 마치 자신들의 보도로 북한군 개입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처럼 보도해 후안무치란 비난이 일고 있다.
'뉴스 쇼 판'은 네 가지 측면에서 북한군 개입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첫째, 당시 광주에 와 있던 해외언론, 한반도에서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던 미국이 북한군의 동향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광주 민주화항쟁 때 발생한 신원 미상자와 행방불명자가 사망한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행방불명자 66명의 경우 신원이 분명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 5구의 경우 ‘차량에서 떨어져 사망’, ‘4세가량의 아이’라는 등의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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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TV조선 뉴스쇼 판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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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인민군 영웅들의 묘가 5·18 때 들어온 북한군의 묘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북한 정보원을 통해 조사를 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국정원 관계자와 중견언론인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4개 정권에서 모두 5.18에 대해 조사했지만 모두 민주화운동으로 결론 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각종 루머 글 역시 근거가 없다며 “5·18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다”, “근거 없는 루머 대신 역사의 진실만이 남겨져야 할 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탈북자 임천용씨의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장성민의 시사탱크> 진행자 장성민이 등장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제가 임씨를 초청한 것은 인터넷 등에서 떠도는 북한군 개입설이 임씨 주장에 비롯됐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5·18 관련 인사들을 초빙해서 함께 임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지 규명하려 했지만 그분들이 출연에 응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한쪽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모양새가 되었다.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나름대로 임씨의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노력했으나 그런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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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TV조선 '뉴스쇼 판'에 출연해 사과하는 '시사탱크' 진행자 장성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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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씨는 “이 문제에 대한 TV조선의 취재 결과, 임씨의 주장에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결론이 내려졌다”며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과 거리가 먼 임씨의 주장이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방영되어 관련단체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임씨의 주장을 방영한 뒤 논란이 일자 TV조선이 자체적으로 검증을 해보았고 그 결과 북한군 개입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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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방영된 '뉴스쇼 판'은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한 탈북자 임천용씨의 주장을 자료화면으로 쓰며 그의 주장을 부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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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보수논객 조갑제 씨가 출연해 북한군 개입설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갑제씨는 북한군 개입설이 ‘황당’한 주장이라며 “진실 위에 정의를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루머가 떠돌게 된 이유에 대해 “기자들이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런 루머에 적극적으로 반박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씨는 기자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TV조선을 칭찬했다. 그는 “TV조선 기자가 작심을 하고 취재를 하니 하루 만에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는 게) 판가름이 났다”며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이, 이번에 TV조선도 그렇고, 광주사태에 대한 보도를 가장 정확하게 했다”며 조선일보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TV조선의 '5.18 개입설 전면부정'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내보낸 방송 때문에 5.18 관련 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했는데 자신들의 방송 내용을 전면 부정하면서 5.18 보도에 대한 자화자찬 등이 담긴 내용을 후속보도 형식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송선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종편이 역사적 범죄를 저질러놓고 국민적 여론이 악화되자 발 빠르게 사과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나 방송 삭제 여부와 관계없이 왜곡과 터무니없는 주장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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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TV조선 뉴스쇼 판의 한 장면
| 입력 : 2013-05-22 23:49:44 노출 : 2013.05.22 23:4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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