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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선출

by 아잘 2011. 10. 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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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10/03 22:30 송고

<연합시론>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선출과 `안철수 효과'

(서울=연합뉴스) 시민단체를 대표한 박원순 변호사가 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박 후보는 이날 국민참여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52.15%를 얻어 민주당 박영선(45.57%), 민주노동당 최규엽(2.28%)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 후보의 선출로 `안철수 신드롬'의 후광효과가 경선과정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확인돼 야권의 정치지형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박 후보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야권단일 후보 경선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안철수 효과'가 박원순 후보의 승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냐의 여부였다.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5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5%에 그쳤던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전격 양보함으로써 `아름다운 합의'라는 강력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1차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단숨에 40%를 넘어서고 그 여세를 몰아 자신에게 다소 불리하게 적용된 경선룰까지 극복해 통합야권의 단일후보를 차지하게 된 승리의 원동력은 역시 `안풍'(安風)이었다. 최종 집계결과 박원순 후보가 현장투표로 실시된 국민참여 경선의 열세를 만회하고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를 17.95%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안철수 효과'를 여실히 입증한 것이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원장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보은의 뜻을 밝히면서 연대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했지만,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야권 전체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박 후보의 선출과 `안철수 효과'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는 또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정당을 비롯한 제도권 정당들은 만만치 않은 도전과 과제를 부여받게 됐다. 정당정치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바로 기성 정당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 개혁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총선에서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야권단일 후보 경선방식은 서울시장 보선 결과에 따라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통합을 차기 대선 승리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경선패배로 자존심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지만, 범야권 연대의 발판을 구축하고 대선후보 경선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당장 차기 총선에서 단일후보 경선 또는 연합공천 방식 등을 통해 `반(反) 한나라당' 연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내 경선 불발로 범여권 또는 보수세력 통합의 명분을 살리지 못한 한나라당은 야권통합에 맞설 수 있는 대응카드를 고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집권여당 사상 최초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김영상 정부 당시 이명박 의원에 의해 성사됐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한나라당의 경선 불발은 못내 아쉬운 대목으로 남게 됐다.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와 사퇴로 야기된 서울시장 보선정국이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작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환골탈태를 주문한 것은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