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후보는 자신에 대한 검증요구를 모두 ‘네거티브’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실제 느끼는 궁금증을 스스로 풀어 줄 의무가 있다.(조선일보 10월 17일자 사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자신의 도덕적 흠결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하나하나 드러나자 후보가 마땅히 거쳐야 할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매도하고 있다.(문화일보 10월 17일자 사설)”

문화일보 10월17일자 사설

 

보수언론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네거티브 논란에 관대한 모습이다. 심지어 네거티브 캠페인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2007년 대선 당시 보수언론이 보여줬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보수언론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둘러싼 야권의 검증 공세에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BBK 의혹’에 시달리자 보수언론은 구원투수를 자처하면서 네거티브 중단을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2007년 11월 16일 <대선이 BBK에 볼모 잡히나>라는 사설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당내의 ‘이명박 저격수’들을 총동원해 이 후보를 겨냥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기에 바쁘다”면서 “의혹을 사실로 포장해 반복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이 후보가 타격을 입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2007년 11월16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2007년 11월 8일 <결국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인가>라는 사설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를 비판하면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가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씨(이회창)는 지난 10년간 자신이 여권 네거티브 공세의 피해자라고 거듭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던 이씨가 똑같은 방법으로 경쟁자를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보수언론들의 엄호를 받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2007년 11월 22일 “이번 대선처럼 치사하고 유치한 선거는 일찍이 없었다는 한 학자의 말처럼 난 1년이 넘도록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2007년 대선 당시 ‘네거티브 선거’를 경계했던 그 언론들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네거티브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은 언론이 필요에 따라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대목이다.